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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가장 행복한 시간들 [] 2015.03.19 ★★★★★

제 평생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했습니다. 
그동안 하던 일을 정리하고 새로운 일을 해야겠다는 뒤늦은 생각을 하며 아는 어르신께 하소연하듯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딱 한 달만 혼자 있었음 좋겠어요"했더니 꼭 가라고. 이번에 꼭 가라고 하시더니 "이 옵빠가 쏜다! 장소와 일정만 정해라. 가격 신경쓰지 말고 조용하게 잘 쉴 수 있는 곳으로 골라서 비용청구만 해~"라고 하셨죠. "됐어요...괜찮아요.."라는 겉치례가 필요없는 사이라 "진짜요? 씐나!!" 그리고 일주일 가량 웹서핑을 무지하게 했죠. 날짜는 정했고 한달씩 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 최대 13박14일을 잡고 괜찮은 곳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 건강이 그다지 좋지 않아 병원에 가기 용이한 곳으로 장소를 정하라는 어르신의 부탁이 있었습니다. 
병원가는게 용이하고, 바로 바닷가에 갈 수 있는 곳, 주변이 조용한 곳, 테라스가 있는 곳, 침대와 침구가 완벽한 곳. 욕조가 있는 곳. 이게 장소 섭외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었죠.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 가격 흥정까지 마쳤었습니다. 긴 기간 한 방을 예약하는게 쉽지는 않더라구요. 침실에 햇살도 잘 들고 길 건너면 바로 바다. 방에 TV도 아예 없고 룸자체가 많지 않은 조용한 곳이라 너무 마음에 들었지만 병원까지의 거리와 시간을 묻자 무슨 일인지 의아해 하더니 제 건강이 좋지 않아 혹시나 해서 알아보는거라 했더니 예약을 받을 수 없다고 거절하더군요. 그때 참...서러웠죠. 
다시 장소를 물색하던 중 작은 리조트가 모든게 다 알맞았는데 바다가 너무 멀어서 망설이고 있는데 그곳에서 제이앤클로이를 소개받았습니다. 홈페이지도 가보고, 후기나 블로그에 실린 글도 보고...완전 맘에 들었습니다. 방은 크지 않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천탕이 있었고 1층에 북카페가 있는 것도 멋진 조건이였습니다. 2주 가량을 예약하고 행복한 꿈을 꾸며 날짜만 기다렸습니다. 예약을 했다니까 그 옵빠(ㅋㅋ)가 바로 통장으로 비행기값까지 넉넉하게 보내주셨죠. 
주변에 편의점도 없을 정도로 동떨어진 곳이라 미리 먹을 것을 준비해 가느라 쬐끔 힘들긴 했지만 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와인들도 챙겨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항에서는 조금 멀었습니다. 택시비가 덜덜덜...제가 운전을 못하니 방법이 없었죠. 
인포메이션이 없이 바로 북카페에서 방으로 안내해주고 짐도 옮겨주시고. 
방에 들어서는 순간 테라스의 노천탕이 가장 맘에 들었고 파도소리가 그 어느 음악보다 포근했습니다. 
가볍게 씻고 짐 풀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평소엔 밤에 두시간이상 못자고 깼다 잤다를 반복하는데 제이앤클로이에 있는 내내 꿈도 꾸지 않고 폭 잤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 우와~~눈 앞에 햇살이 부서지는 바다가 바로 보이는거였어요. 내가 꿈꾸던 바로 그런...
노천욕을 하는 재미도 쏠쏠했죠. 일어나면 씻고 다이어리와 책, 그리고 여행을 보내주신 어르신께 쓸 여행기 노트를 챙겨들고 북카페에 가는게 일과의 시작이였습니다. 
주인내외분도, 직원분들도 너무 친절했어요. 원래 일반 아메리카노밖에 없었는데 제가 우유를 좀 사다달라고 부탁하고 라테를 만들어주실 수 있는지 어렵게 여쭤봤는데 흔쾌히 머무는 내내 라테를 준비해주셨습니다. 북카페는 일반인은 이용할 수 없고 펜션에 숙박하는 손님들을 위한 공간이여서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곳 언니와는 친해져서 개인적인 얘기도 털어놓을 수 있었고 제가 몸이 어떻게 안좋은지도 말할 수 있었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제가 아무것도 먹지 않는거 같다며 조식이라도 먹으러 꼭 내려오라고 하셨고 식사가 준비되면 전화로 깨워주시고. 
아침에 잘 못일어나니까 언제든 제가 북카페로 가면 가벼운 토스트를 주셨습니다. 
북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면 길건너 바닷가로 가서 평평한 바위를 제 바위라고 혼자 부르면서 제 바위에 앉아 한참을 바닷바람을 맞고 바다를 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냈습니다. 콧물이 줄줄 흐를 때까지. (11월인데도 좀 추웠거든요)
방에 돌아오면 낮잠도 잠시 자고 노천욕을 하기도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심심하거나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저녁이 되면 간단한 안주(치즈나 좋아하는 쿠키...)와 함께 달콤한 와인쿨러나 미니 와인을 한병씩 마시면서 바닷소리를 음악삼아 들으며 오롯한 나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컨디션이 안좋은 날엔 종일 방에만 누워있기도 했지만 제이앤클로이에 있는 내내 포근함과 따뜻함을 느끼며 제 평생 소원을 이뤘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싶을만큼 매일매일이 완벽했습니다. 제이앤클로이는 개인의 사생활이 충분히 보장되고, 반면 주인내외분과 직원들의 세심한 배려와 가족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였습니다. 
다만 일정을 다 마치기 전에 저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한라병원 응급실로 실려갔고 서울에서 내려온 동생에게 이끌려 다음날 집으로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인내외분께 너무 미안하고 죄송했습니다. 
언니...저...별일 없었어요.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였구요. 
이제 제주는 제 꿈의 장소가 되었고 수시로 제주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주에서 인생의 나머지를 보내고 싶기도 하고...
새로 일을 시작하기 전에 다시 한번 제주를 가고 싶습니다. 
그땐 물론 잘 먹고 잘 지내야죠...
최고급호텔도 있고 다른 곳도 많겠지만 저는 또 제이앤클로이를 방문할거구요. 북카페에서 언니 토스트 한 장 먹고 제 바다 제 바위에 앉아 아무 생각 없는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제 인생 가장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J&CHLOE 15-03-21 11:28
답변  
안녕하세요^^  김현정 고객님!
건강은 많이 회복되셨는지요?  일정을 다 채우고 가셨으면 더 좋았을텐데...앞으로 제주는 따뜻한 날이 더 많답니다.
좋은 분들과 함께 오시면 더욱 행복한 여행이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행복하세요^^
J&CHLOE 15-07-22 15:54
답변  
즐거운 여행 하셨길 바라며 재방문 해주시는 고객님에게는 할인해드리오니 다음에또 찾아주세요~~~~^^